[소설] 사랑이란 서른즈음에 4장

4장: 흔들리는 마음

 

현수와 서윤은 망고 사건 이후 더 자주 연락하게 되었다.

현수는 매주 한 번씩 서점을 방문하며 서윤과 차를 마시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서점은 요즘 좀 어때요?”

“음… 여전히 고전 중이에요. 사람들이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몰을 더 많이 이용하니까요.”

현수는 그녀의 대답에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 캠페인으로 뭔가 특별한 걸 만들어보죠. 서점을 단순히 책을 사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의 추억을 만드는 공간으로요.”

서윤은 그의 제안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좋아요. 그런 게 꼭 필요했어요.”

 

갈등의 시작: 과거의 그림자

하지만 이 평화로운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서윤의 친구 정다혜는 어느 날 서윤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 현수 씨에 대해 얼마나 알아?”

“뭐? 왜 그런 질문을 해?”

“그냥… 전에 회사에서 소문 같은 게 있었대. 여자 직원과 뭔가 복잡한 일이 있었다고.”

서윤은 놀랐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다.

“그런 얘기야 어디든 있는 거잖아. 나는 그 사람을 믿어.”

 

하지만 다혜의 말은 서윤의 마음 한구석에 작게나마 의심을 심어놓았다.

며칠 후, 서윤은 현수가 과거 동료와 통화하는 장면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그래, 나중에 얘기하자. 지금은 중요한 일이 좀 있어.”

현수의 말은 서윤에게 별것 아니었을 수도 있었지만, 그녀의 머릿속에서 다혜의 경고가 계속 맴돌았다.

‘정말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걸까?’

 

서점에 닥친 위기

서윤이 마음속으로 고민에 빠져 있는 동안, 그녀의 서점에 또 다른 문제가 닥쳤다.

지역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리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더는 감당할 수 없어요.” 서윤은 절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현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손을 꼭 쥐었다.

“방법을 찾아보죠. 같이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

“아니요. 이건 제 문제예요. 제가 어떻게든 해야죠.”

 

서윤은 현수의 도움을 받고 싶었지만, 자신이 그에게 의지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현수는 그녀의 거리를 두려는 태도에 당황했다.

“서윤 씨, 이런 건 혼자 할 필요 없어요.”

“그렇지만…” 서윤은 말을 잇지 못했다.

 

결정적 오해

결국 서윤은 서점 문제와 현수에 대한 의심이 뒤엉켜 감정적으로 폭발하고 말았다.

“현수 씨, 가끔은 우리가 너무 다른 세상에 사는 것 같아요.”

“무슨 뜻이에요?” 현수는 놀란 눈빛으로 물었다.

“그냥… 이 관계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어요.”

 

현수는 그녀의 말에 당혹스러워했지만, 곧 담담히 대답했다.

“그게 서윤 씨의 솔직한 마음이라면, 나도 존중할게요.”

그날 이후 둘은 잠시 연락을 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