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서로 다른 세상
현수는 다음 날 아침, 팔에 난 상처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래서 마라톤 같은 건 안 하는 건데…”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마라톤 행사 후 회사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사진 속에서, 그는 분명히 넘어져 있는 모습으로 서윤과 함께 찍혀 있었다.
“이게 뭐야?!” 현수는 황급히 채팅창을 닫았다.
한편, 서윤은 자신의 서점 ‘서른의 책방’에서 손님을 맞이하느라 바빴다. 마라톤의 해프닝은 금세 잊혀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서점에 들른 정다혜는 현수와의 사고를 떠올리며 서윤을 놀려댔다.
“서윤아, 그 남자… 좀 괜찮아 보이던데?”
“뭐? 무슨 소리야! 나한텐 그냥 민폐 손님이었어.” 서윤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말하면서 얼굴은 빨개진다?”
서윤은 다혜의 장난스러운 말을 무시하려 했지만, 문득 현수의 얼굴이 떠올랐다. 뭔가 귀여운 듯 우스꽝스러운 그의 표정이 기억에 남았다.
이렇게 두 사람은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지만, 운명은 그들을 자꾸 엮으려는 듯했다.
현수는 업무 차원에서 지역 서점의 홍보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고, 그 대상 중 하나가 바로 서윤의 서점이었다.
서윤은 자신이 우연히 마주쳤던 남자가 회사 대표와 함께 서점에 찾아온 것을 보고 순간 얼어붙었다.
“안녕하세요. 김현수라고 합니다.” 현수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지만, 서윤은 순간적으로 손을 잡지 못하고 말을 더듬었다.
“아… 안녕하세요. 그… 그쪽이 여길 왜…?”
현수도 그녀를 알아봤지만, 모르는 척하며 본론으로 들어갔다.
“저희가 이번에 지역 서점을 주제로 한 캠페인을 기획 중인데요, 협조 부탁드립니다.”
“아, 네… 그럼.” 서윤은 최대한 자연스러운 척하며 대화를 이어갔지만, 속은 복잡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이 사람이 여기까지 나타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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