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개인적인 소설이야기

[소설] 사랑이란, 서른 즈음에 1장

반응형

서른. 누구에겐 청춘의 연장선이고, 누구에겐 책임과 현실의 시작이다.

김현수와 이서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광고 회사를 종횡무진 누비며 성과를 쌓아가던 현수와 독립서점의 꿈을 꾸며 혼자 힘으로 모든 걸 감당하던 서윤.

둘의 삶은 서로 교차할 일 없는 평행선 같았지만, 인생은 때론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기 마련이다.

모든 것은 한 여름날, 동네 마라톤 대회에서 시작됐다.

사랑은 항상 예고 없이 찾아온다.

 

1장: 우당탕 첫 만남

 

“출발합니다! 하나, 둘, 셋!”

사회자의 힘찬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수백 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출발선을 넘어섰다.

김현수는 초보 러너답게 천천히 걸음을 뗐다. “이런 걸 왜 한다고 했지?” 그는 스스로 중얼거렸다.

광고팀 직원들과 함께 단체로 참가한 마라톤은 그의 의지라기보다는 팀워크 강화라는 명목 아래 떠밀려 온 행사였다.

 

반면, 이서윤은 혼자 참가했다. 그녀에게 마라톤은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였다. “오늘은 5등 안에 들자!” 서윤은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속도를 냈다.

 

그러나 2km 지점을 지나던 중, 서윤은 신발 끈이 느슨해진 것을 알아차렸다.

‘이런, 잠깐 멈춰야겠네.’ 서윤은 발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숙였다. 하지만 뒤에서 달려오던 현수가 그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어, 저기…!”

“으악!”

 

둘은 그대로 충돌했다. 현수는 중심을 잃고 넘어졌고, 서윤은 그를 덮친 형태가 되었다.

 

“뭐 하시는 거예요?” 서윤이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인데요!” 현수는 팔에 난 작은 상처를 보이며 투덜거렸다.

둘은 서로를 째려보다가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부끄러워져 얼른 일어났다.

 

“죄송합니다.”

“아니요, 제가 더 죄송합니다.”

억지로 사과를 주고받았지만, 분위기는 어색했다.

 

그렇게 둘의 첫 만남은 ‘우당탕’ 충돌로 시작됐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