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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극

[단편소설] 첫눈 오는 날 서울의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민서는 카페 창가에 앉아 바깥을 바라보았다. 유리창 너머로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눈송이는 하늘에서 천천히 내려와 사람들의 머리 위에 부드럽게 내려앉았다.그날, 민서는 무언가가 특별해질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바람일 뿐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테이블 위에 놓인 따뜻한 라떼를 손에 감싸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카페 문이 열리고 추운 바람이 들어왔다.“죄송해요, 좀 늦었죠?”익숙한 목소리였다. 민서가 고개를 들어보니, 준호가 서 있었다. 그는 그녀의 대학교 동창이자, 몇 년 전 그녀의 첫사랑이었다.“준호? 여기서 뭐 해?” 민서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아, 여전히 여기에 자주 오는구나. 나도 가끔 들리곤 해. 그런데 오늘은 우연.. 더보기
[단편소설] 처음 그날 그리고 그날의 기억.. 첫 사랑이라 불렀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교정, 한 소녀가 교실 창가에 앉아 있었다. 혜인은 책을 펼쳐놓고도 시선은 창밖에 고정되어 있었다. 저 멀리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 중 유독 눈에 띄는 한 명, 준성이었다. 키가 크지도, 눈에 띄게 잘생긴 것도 아니었지만, 준성은 혜인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그날 혜인은 소녀다운 용기로 준성에게 편지를 건넸다.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준성은 부끄러운 듯 웃으며 편지만 받아들고 사라졌다. 그 후로도 준성은 혜인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학기가 끝나고, 졸업식이 지나며 준성은 혜인의 삶에서 사라졌다.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혜인은 대학을 졸업하고 작은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었다. 그동안 친구들이 몇 번의 연애를 하고 헤어진 이야기를 들으며, 혜인은 늘 웃어넘겼지만 속마.. 더보기